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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놀라움을 잘 느끼시나요? (잘 듣기 위한 방법)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9-03-08 10:36:18

놀라움을 잘 느끼시나요? (잘 듣기 위한 방법)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어떻게 그렇게 다른 사람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제가 하는 일이 상담인걸요라고 답하긴 했지만, 어떻게 하면 보다 더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을지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문득 저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잘 듣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되어서 나눠보려고 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물고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수족관, 생태관, 고래 박물관 등등 물고기를 볼 수 있는 곳을 많이 찾아다니는데, 신기한 것이 늘 보던 물고기, 집에서도 책으로 보고, 늘 함께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를 보러 가면, 소리 지르고 좋아하면서 한 참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익숙한 것을 익숙하게 여기지 않고 놀라워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잘 듣기 위해서는 잘 놀라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새롭게, 처음 듣는 것처럼 들어야 놀라워 하면서 들을 수 있고, 그것이 곧 잘 듣기 위한 방법이 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나의 인생 경험에 빗대어서 어느 정도 알겠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또한 들었던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될 때, ‘이미 다 들었던 내용인데 뭘 또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우리 나름대로의 추측과 가정과 판단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면, 그 때 부터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수 년간 여러 상담을 하면서 제가 발견한 것은 사람은 누구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사건에 대해 재해석하기 시작하고,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시각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 같은 이야기를 다시 반복하더라도 그것을 같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방 이야기를 들을 때, 사소하고 작은 것에도 귀를 기울이며 그건 뭘까?, 저건 뭘까?’ 궁금해 하고, 그에 대한 답을 들을 때, ‘~, ~, 으흠~, 우와~’ 등 감탄하며 놀랄 수 있다면, 그것이 잘 듣는 것입니다.

 

새롭게 알아가야 할 것들도 많이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 속에서도 새로운 앎을 가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작은 것에도 놀랄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이 부럽고, 매 순간 놀라움의 연속으로 가득 찬 아이들의 세계가 부럽습니다. 저의 세계도 아이들과 같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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