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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사람은 언제 한 단계 더 성장하는가?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9-02-27 11:11:06

사람은 언제 한 단계 더 성장하는가?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드디어 석사학위 논문의 완제본이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 오랜 고생을 했습니다. 일례로, 잠을 포기해야만 했던 날들이 부지기수였는데 잠들지 않기 위해 24시간 운영되는 커피숍에서 꼬박 밤을 새며 논문 작업을 하고 잠 한숨 못자고 출근했던 날도 꽤 많았습니다. 논문 쓴다는 이유로 육아를 온전히 아내에게 맡길 수 없었기에, 결국 포기해야 했던 것은 잠이었습니다. 이렇게 제 나름대로는 꽤 고생했던 논문 작업을 되돌아보며, 사람이 언제,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정도면 됐다’라고 스스로 만족하는 그 순간에, 한 번 더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사람은 성장합니다.

 

논문을 쓰면서 제 나름대로 글쓰기에 자신이 있었고, 초반에는 연구 주제도 정말로 제가 하고 싶은 주제기도 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재미있게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도 잠시, 지도교수님의 피드백을 볼 때는 절망이었습니다. 교수님이 메일로 수정해야 될 부분들에 대해 메모를 달아 주는데, 메모가 수 십개씩 달렸습니다. 짧게는 한 문장 정도를 수정해야 했지만, 많게는 공들여서 쓴 글 2~3 페이지 전체를 다 날려야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이 정도면 됐다! 이 이상 더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확신했던 그것에서 좌절되는 경험을 2년 내내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의 확신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교수님의 지도를 통해 수정하고 또 수정하는 반복된 작업을 거쳤기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더 좋은 결과물을 낸 것뿐만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최선에서 그것이 정말 최선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이 더 값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말 공을 들여서 한 작업, 특히 그것이 더 오랜 시간,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수록 더욱 그에 대해 누군가가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게 되면,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마치 내 자신이, 내 존재가 부정당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정말 괴롭고 힘든 그 시점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기꺼이 수용하고,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하게 될 때, 그 때 진정으로 사람은 성장합니다.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수하고, 때로는 실패할 때, 내가 받게 되는 부정적인 피드백 앞에서 겸허히 인정하고 수용하여, 바꾸어 나갈 때, 사람은 성장하고 성숙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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