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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신앙이 필요할까요?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9-04-01 15:35:37

신앙이 필요할까요?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가늠하기 힘든 큰 고통 속에 놓여본 적이 있나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슬픔을 겪어본 적이 있나요?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고독감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피할 수 없는 고통, 슬픔, 외로움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 때때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과 의지 또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곤 합니다. 하지만 나의 의지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상황, 그 누구도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한계를 경험하게 하는 고통과 슬픔, 고독의 시간이 바로 신앙이 필요한 때입니다.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한계를 가진 인간으로서 추구할 수 밖에 없는 당연한 생존전략입니다. 나에게 지금까지 인간적 한계를 경험할 만한 고통, 슬픔, 고독을 겪지 않았다고 해서, 이후의 나의 삶에서도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을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성과 한계로 점철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최근 저는 애정어리고, 깊이 있게 제 삶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생각에 크게 낙심했고, 좌절했고, 외로웠습니다. 제게 어느 정도의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제가 원하는 만큼, 제가 충분하다고 생각할 만큼은 그 누구도 아니었고, 심지어는 저의 배우자도 그 부분을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불만이 가득한 채로 있던 중 문득, 이것이 바로 한계 상황임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경험하는 고독은 그 누구도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인간의 한계에 대한 깨달음이 있고서야 비로소, 다시 제가 믿는 하나님께 눈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12:7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바 되었나니

나 조차도 다 알 수 없는 나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하나님의 말씀이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계를 가진 인간에게 신앙은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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