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것의 의미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우리가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것’이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쉽게 조언하고, 충고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보다 더 나은 모습을 요구합니다. 특히 자녀, 배우자, 부모, 친구 등 가까운 관계일수록 우리는 더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주지 못합니다.

왜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존중해주지 못할까요?

대다수 우리가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보면, 끊임없이 외부의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왔습니다. 가정에서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로, 학교에서 공부 잘 하는 학생이 되어야 사랑받고,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외부의 요구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그 과정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인한 좌절감을 경험해 왔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시 자신의 가치를 확인받기 위해 그 외부 기준에 도달하려 애쓰는 우리의 모습은 그야말로 노예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존중’을 받아본 경험이 없기에, 다른 사람 역시 ‘있는 그대로의 존중’을 주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어떠한 기준이 없어도, 그 존재 자체로 충분히 소중하고 사랑받을 만하며, 존중받아 마땅한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말을 잘 들어서가 아니라, 공부를 잘 해서가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가치 있는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기 시작할 때, 우리가 그 동안 의존해왔고, 고통받아왔던 그 기준을 버릴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받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긍정적인 변화와 성장을 해나가며, 건강한 한 사람으로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향해 어떠한 비판도 비난도 하지 않고, 나에게 깊은 애정 어린 관심으로 다가온다면, 그 때 비로소 나는 가장 나다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나 자신을 찾는 것, 나 자신을 아는 것, 나 자신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람이 되어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