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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진짜’를 경험하며 살아야 합니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01-22 10:39:09

‘진짜’를 경험하며 살아야 합니다.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저는 우리의 일상이 너무나도 많이 진짜 같으나, 진짜가 아닌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예를 들면, 포도는 들어있지 않으나 포도맛을 내는 사탕이 있고, 촉감이 모두 똑같으나 겉보기엔 정말 과일처럼 보이는 모형들이 있고, 소리내고 움직이지 않으나 겉보기엔 너무도 진짜 같은 강아지 인형이 있듯, 아주 자연스럽게 진짜의 감각보다는 진짜 같은 가짜의 감각에 길들여지는 삶이 바로 우리들의 삶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 가지의 예는 돈입니다. 돈 자체가 물물교환을 대체하는 수단으로서 가짜의 감각을 우리에게 주는데, 체크카드, 신용카드를 넘어 최근에는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을 이용하면서 더 편리해지는 만큼 더 진짜의 감각은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비극적이게도 가짜의 감각에 길들여진 것은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 많은 연구가 SNS의 사용 빈도와 우울감, 고독감의 연관성을 입증하고 있는데, 역설적인 것은 지금은 인류가 출현한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많이 연결되어 있으며, 손 쉽게 SNS를 통해 서로에게 연락이 닿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짜 인간관계의 감각에 길들여진 우리는 이전보다 더 고독하며, 더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세계보건기구(WHO)2030년에 세계적으로 가장 인류에게 부담이 될 질병으로 우울증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가짜의 감각에 속으며 살아갈 때, 우리는 건강해질 수 없습니다. 신체적인 건강, 정신적인 건강, 물질적인 건강, 관계에서의 건강, 삶의 모든 영역에서 치명적인 위험이 닥칠 것입니다. ‘진짜를 경험하기 쉽지 않은 시대를 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를 경험하려는 노력을 멈추어선 안됩니다. 저는 특히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인간관계에서 진짜를 경험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진짜를 경험하는 인간관계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단순하게 진짜로 만나야 합니다. SNS를 통한 관심의 표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자 메시지나 전화 통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만나서 눈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며, 함께 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입니다. 이러한 진짜인 만남이 우리의 관계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시간과 노력이라는 우리의 희생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돈을 사용하는 희생도 의미가 있겠지만, 돈은 얼마를 가졌는지에 따라 상대적일 수 있지만, 시간과 노력은 우리 모두가 똑같이 제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할 수 있다면 돈도 희생할 수 있는 만남을 자주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인 인간관계를 경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만남 속에서 우리는 보다 더 건강해져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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