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마음건강 중구

마음건강칼럼

게시판 보기
제목 [칼럼]'익숙함' 속의 '새로움'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06-04 00:00:07

'익숙함' 속의 '새로움'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저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제 하루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하루를 정리하면서 제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일이든 부정적인 일이든, 그 일들이 저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지를 곱씹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오늘은 문득 제 마음 속에 빨리 쓰고, 놀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을 한 것에 대해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최근의 일기장을 돌아보니, 깊이있는 생각들 보다는 사건의 나열과 아주 표면적이고 피상적인 이야기들로만 가득 채워져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쉽게 처음의 그 마음들이 변질될까요? 처음에 제가 제 삶을 돌아보면서 느꼈던 많은 유익들은 어느 샌가 잊혀지고, 왜 그저 하나의 해내야 할 일처럼 의무감으로 하고 있었을까요? 이것이 비단 저만의 일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거나, 관계를 맺거나, 다양한 일을 하면서 처음 그 마음을 잘 유지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익숙함.

 

바로 익숙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익숙해지기 시작할 때, 우리는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처음의 일들 속에서 느꼈던 유익들도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당연해지고 맙니다. 그리고, 당연한 것들은 마치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 마냥 그 소중함도 잃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취하는 행동은 익숙함을 넘어 나를 또 다시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찾아 나섰던 일들이 다시 익숙해지면 또 다시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일들이 반복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익숙함은 저버리고 새로운 것에만 몰두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이 계속해서 나를 즐겁게 해주는 새로운 것들로만 가득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하기를,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능력은 어떻게 길러질까요? 그 방법은 현재 주어진 모든 익숙한 일들 속에서, 그것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곱씹어 보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잠시라도, 내가 해야 할 것만 같은 일들,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일들, 하고 싶은 일들을 일단 모두 뒤로하고, 나에게 익숙한 것에 대해 다시 처음부터 생각해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라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제가 하루를 돌아보며 일기 쓰는 일의 익숙함에서 멈추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기 시작하니 일기 쓰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고 새로운 깨달음을 주며, 저에게 힘이 된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나를 만족시켜줄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면, 잠시 멈추어서 익숙함 속의 새로움을 경험하고, 그로인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힘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