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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당신에게 '엄마!아빠!'는 누구인가요?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06-09 00:13:20

당신에게 '엄마!아빠!'는 누구인가요?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제가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아이들의 태도에서 배우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부모를 전적으로 의지하는 능력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 아이들이 부모를 의지하는 것에 대해 능력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것이 분명히 좋은 것이며, 우리 어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종종 놀다가 넘어지거나, 부딪히거나, 혹은 누군가와 다투거나, 여러 힘든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요? 아이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소리 내어 울며 외칩니다. “엄마~!” 또는 아빠~!”. 힘든 일을 겪은 그 즉시 보호자를 찾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보호자를 찾는 것입니다. 저는 이 지점이 바로 우리 어른들도 배워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아이들이 힘들 때, 부모를 찾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여길 것입니다. 반면에 어른들은 어떨까요? 어른들은 힘들 때, 즉각적으로 부모를 혹은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으면 안 될까요? 그러면, 충분히 성인이 되지 못한 나약한 것으로 여겨지시나요?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로 힘들고 괴로울 때, 당장 먼저 부를 수 있는 무언가,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우리는 우리가 가진 지식과 힘과 능력을 의지하며, 어려운 일을 당하는 그 순간에 어떻게든 내 힘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내 힘으로 해결되는 문제들도 있겠지만, 우리의 삶이 순탄치 않아 결코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만나게 됩니다. 그 때, 나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는 그 일들 속에서 우리는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서 당면한 문제에 대해 내가 겪은 감정들을 먼저 확인하고, 또 그 감정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가 울며 엄마, 아빠를 찾아 안기듯이 우리도 먼저 엄마, 아빠와 같은 존재에게 안겨야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미 성인이 된 우리는 어떻게 엄마, 아빠같은 존재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개개인마다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정말로 부모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친구, 선배, 존경하는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바로 신앙을 가지는 것입니다. 성인이 된 우리에게 여전히 엄마, 아빠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이 저는 신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런 점에서 신앙을 갖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른인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척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언젠가 무너집니다. 척하지 않아도 되는 곳,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곳,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곳이 있어야 우리의 마음은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당신의 엄마, 아빠는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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