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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문제와 함께 살기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08-20 13:09:43

문제와 함께 살기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사람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 역시도 어떤 일을 처리함에 있어 문제가 발생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모든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여 예방하고, 문제가 없는 상태를 지속할 수 있을까요?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결코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문제와 함께 사는 법을 아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문제와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문제가 발생해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해두라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늘 열린 태도를 취하라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갑작스럽게 발생했을 때, 그 문제 자체를 대하는 태도가 부정(‘그럴 수 없다’)이 아니라 인정(‘그럴 수 있다’)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삶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특히나 관계에서는 더욱 그러한데, 문제를 인정하는 이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에 대한 인정이 되지 않아서, 이해가 되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아서, 불편한 감정을 겪고, 불편한 감정으로 인해, 부적절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아주 간단한 예로, 아이들이 물 컵을 쏟아 식탁 위를 바다로 만들어 놓는 상황이 일어날 때, ‘물 쏟을 수도 있지~’(인정)라고 생각하는 것과 어떻게 물을 쏟아?!’(부정)라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육아를 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너무 흔한 상황이죠? 또 다른 예로, 약속 시간을 지키는 부분에 대해서도 늦을 수도 있지~’(인정)라고 생각하는 것과 어떻게 늦을 수가 있지?!’(부정)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후의 행동에도 큰 차이를 나타내게 됩니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줄 알 듯, 문제에 대한 인정도 문제를 일으켰을 때, 많이 인정 받아본 사람이 잘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문제를 일으켰을 때, 부정적인 평가와 피드백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라면, 문제에 대해 인정하는 것, 문제와 함께 사는 것은 더더욱 힘든 일이 됩니다. 제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저의 학창시절을 떠올릴 때, 문제에 대한 인정을 받아본 경험이 별로 없는데, 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제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문제와 함께 살기 위한 노력으로 첫째, 먼저 문제에 대한 인정이 되지 않는 내 자신을 깨달아야 합니다. 둘째, 문제에 대한 인정을 가까운 누군가가 해줄 수 있다면, 요청해야 하겠고,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내가 나 스스로에게 그럴 수 있다라며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천천히 쌓여나갈 때, 문제와 함께 살아지는 것이 가능해지고, 타인의 문제와도 함께 사는 것이 쉬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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