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마음건강 중구

마음건강칼럼

게시판 보기
제목 [칼럼] 너무 배려를 잘 하고 계시지 않나요?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09-21 14:36:07

너무 배려를 잘 하고 계시지 않나요?

 

울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노승현

 

 

평소에 주변 사람들한테 배려를 잘한다, 사려 깊다, 이해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나요? 만약 이런 이야기를 듣고 계신다면,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배려를 하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어쩌면 그 배려 속에 상대방은 없고, 나만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배려라는 말은 한자어로 짝 배()’, ‘생각할 려()’를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짝처럼 상대방에 대해 가깝게 여기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이나 상황을 헤아려본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배려를 하게 되면, 배려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맙고, 기분이 좋습니다. , 배려는 상대방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어야 배려입니다.

 

 

그런데 가끔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면, 지나친 배려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배려한다고 하며,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바로 그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왜 계속해서 배려를 하려 할까요? 그 쯤 되면, 더 이상 배려라고 부르기 어려운, 오히려 민폐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배려가 민폐가 되는 이유는 그 동기가 상대방이 아니라 나에게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상대방을 위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려를 하겠다고 하는 그 사람 자신도 상대방을 위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이죠.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상대방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서...

 

 

그래서 배려를 너무 잘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상대방을 위해 시작했던 배려가 어느 샌가 상대방은 없고, 나만 남아있는 그런 배려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나를 위해 하고 있는 그 배려를 계속하게 되면, 결국에는 내 자신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배려를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좋은 평가를 들어야 하니까, 끊임없이 상대방이 어떤지 눈치를 살피게 되죠. 눈치를 보면서 행동하는 것, 행동의 기준이 내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달려 있으니, 그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를 잃지 않고 상대방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필요를 봐주면서, 그 필요를 채워주는 것, 그것이 바로 배려입니다. 배려라는 이름으로 자기 자신의 만족을 채우다가, 그 끝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먼저 스스로를 배려해주세요. 그러면, 다른 사람도 배려할 수 있게 됩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