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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 보도자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11-21 13:32:32

 

아래 기사 링크

http://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0986 

 

아래 전문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때 우리 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웰빙(well-being)’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인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드러내는 사회 현상이다. 비슷한 개념으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웰빙과 웰다잉 둘의 공통점은 내 자신이 살아 숨쉬는 동안, 몸과 마음의 안녕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모든 사람은 현재의 모습이 어떠하든지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의 행복과 안녕을 추구하려 애쓰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모두는 의식적으로 때론 무의식적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가지고 살고 있다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향한 열망을 쫓아가다 보면, 행복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 좌절하고 낙담하여 결국 현실 세계에서의 행복을 포기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바로 자살(自殺)이다.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는 행위이다. 자살이라는 행위는 마치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들의 삶이 행복을 얻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의 과정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나라는 하루 약 34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지난 919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71년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12,463명으로 전년대비 629명이 감소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엄청난 수치이다. OECD 국가들의 10만명 당 자살사망률을 비교해보면, OECD 평균 11.9명에 비해, 한국은 23.0명으로 압도적으로 높다. 이처럼 높은 자살 사망률은 재난 그 자체와 다름없다.

 

웰빙과 웰다잉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서도,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보여준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Durkheim)은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명명하며, 자살의 사회적 원인에 대해 강조하였다. 실제 자살예방의 현장에서도 빈곤, 실업 등 사회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벼랑 끝까지 내몰리는 사람들의 자살 시도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높은 자살률에 대처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수립·시행하였으며, 현재 3차 정신건강종합대책(2016~2020)’을 시행 중에 있다. ‘1차 국가자살예방 5개년 기본 계획(2004~2008)’은 자살을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자살의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한 고려나, 실질적인 자살예방을 위한 법적근거나 관련 부처와의 협조 부족 등의 아쉬움이 남는다. ‘2차 자살예방종합대책역시 자살의 원인으로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한 지적은 있었지만, 해결을 위한 범 부처적인 대책 마련은 미흡하였다. 3차 정신건강종합대책(2016~2020)’이 시행되고 있는 현재, 문재인 정부는 역대정부 최초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또한 20182월에는 보건복지부 내 자살예방정책과를 신설하여, 자살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어, 실효성 있는 자살예방 정책이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회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충분히 자살을 예방할 수 있을까? 이와 더불어 우리 시민사회의 성숙한 의식과 태도가 필요하다. 성숙한 의식과 태도를 달리 말하면, 공동체적 의식을 가지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문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요즈음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을 때가 종종 있다.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에 열심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남녀노소 예외 없이 우리의 일상을 정말로 핸드폰이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핸드폰을 집중해서 보는 그 이면에는 바로 두려움이 존재한다. 네트워크, 공동체 속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고, 홀로 내버려지지 않고 싶어하는 내적인 두려움이 우리들로 하여금 더 자주, 더 깊이 핸드폰을 통한 네트워크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최근 TV 프로그램으로 유행하고 있는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 등 연예인들의 일상을 노출시키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 역시 타인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욕구와 함께 네트워크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은 욕구 때문이다

 

이처럼 미디어 매체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는 미디어를 통해 그 순간에는 채워지나, 우리의 실제 일상이 타인과 연결되어 있지 않음으로 더 큰 소외를 낳는다. 우리의 일상이 나 아닌 타인과 실제적으로 만나고 경험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네트워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으로 얽히고설켜 있을 때, 우리가 겪는 위기 역시 사람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자살을 생각하는, 혹 자살 까지는 아니더라도 삶의 힘겨움을 겪는 사람들이 쉽사리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지 못할 정도로 단절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누구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 서로가 엮여 있어야 우리가 서로를 도울 수 있다. 그리고 시민 사회에 이러한 의식과 문화가 꽃 피우게 될 때, 비로소 자살은 예방될 수 있다

 

웰빙과 웰다잉,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네트워크다. 사람과 사람으로 연결되어 소외되지 않고, 그 속에서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경험하는 것을 통해 개인적 성숙, 그리고 공동체적 성숙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국가적 차원의 자살예방 노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자살이라는 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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